"회의하는 자 홍세화의 날카로운 비판"
홍세화는 "나이 듦에 따라 웅숭깊은 지혜를 담은 글을 써야 하는데, 여전히 불온한 글을 쓰고 있"어서 불편하다고 말하지만 늘 같은 자리에서 쓴소리를 하는 그의 존재가 우리에겐 든든함이다. 이 책은 6년간 저자가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 모음집이다. 6년 전,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 지금 코로나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건너온 시간들마다 놓친 약자들을 살뜰히 살핀다.
그의 칼럼들엔 항상 일말의 분노가 서려 있다. 대물림되는 가난과 쉽게 망가지는 약자들의 삶, 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배 계층을 오래 보아오면서 묵힌 분노다. 오래된 분노는 체념이 되기 쉽지만 그는 이 묵직한 감정을 버리지 않는다. 체념이 커질수록 세상은 편하게 고착화되기 때문이다. 가난이 가난으로, 부가 부로, 약자가 약자로, 강자가 강자로 굳어가는 세상 앞에서 그는 "안간힘처럼" 목소리를 내놓는다. 대물림되는 건 다른 무엇이 아닌 존엄이어야 한다고.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