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시민을 잇는 오늘의 시민"
대한민국 헌법 전문(全文)에 언급되는 구체적 사건은 3.1운동과 4.19혁명 두 가지다. 전자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후자에서는 불의에 항거한 민주이념을 계승하자는 내용이다. 이후 한국현대사에서 헌법 정신을 잇는 사건을 꼽자면, 아마도 5.18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 아닐까 싶다. 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후자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바, 진상을 제대로 알고 의미를 되새기기에 적절한 때라 하겠다.
32년 만에 전면개정판으로 새로 나온 이 책은. 초판 출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숱한 희생과 노력 끝에 살아남아 ‘최초로 광주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5.18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물’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이 책이 숱한 고초를 겪고 난관을 헤치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한 모든 이들이 오로지 '항쟁의 진상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목표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온전히 평가받고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의 기준이 되는 데에도 마찬가지 노력이 필요할 터, 현장에 함께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5.18 재판 결과가 전하는 법률적 판단 그리고 헌법 정신에 근거한 역사적 판단을 종합한 이 책이 가리키는 방향도 이와 같다.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이 세상을 바꾸었으니, '오늘의 시민'으로서 떳떳하게 기억하고 당당하게 나아갈 차례라 하겠다.
- 역사 MD 박태근 (2017.05.16)